교육.보육뉴스

은행, 어린이집 대폭 증설

아이교육연구소 2013. 2. 14. 08:50
728x90
반응형

#기업은행 황기순 강북지역본부장은 시간이 날 때면 아래층에 있는 어린이집에 들른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곳에는 직원의 아이들 31명이 생활하고 있다. 아이들은 황 본부장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른다. 직원들도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훨씬 좋아졌다.

보육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은행들이 올해 어린이집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여성 직원이 많아 생기는 출산과 육아 등에 따른 업무 공백을 덜 수 있고 사회적인 책임 이행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법 규제가 완화되면서 어린이집 설립이 수월해 진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하나 연내 11개 설립, 기업 부산에 9번째 오픈, 신한 우리 논의중=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연내 어린이집 11개를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부터 어린이집 운영을 시작한 하나은행은 현재 서초, 분당, 일산, 수지 등 4곳에 어린이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추가 설립 요청이 이어지면서 올해 대폭 늘리기로 했다. 부지를 물색 중에 있으며,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도 세울 계획이다. 11개를 추가로 만들면 전국에 총 15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된다.

사진퍼가기 이용안내
image

기업은행 (12,050원 상승300 2.5%)은 오는 4월 부산에 9번째 어린이집을 연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3월 서울 한남동을 시작으로 도곡, 일산, 마들, 수지, 평촌, 부평, 분당 등에 연이어 어린이집을 열었다. 지방에 어린이집을 여는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적당한 장소가 있으면 더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올해 어린이집을 신설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에 어린이집 설립을 주요 안건으로 올리고 논의 중이다. 연내 3개를 추가로 신설하고 3년 이내 30개까지 늘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여직원 수는 7300여 명에 달하지만 현재 어린이집은 상암동에 한 곳뿐이다.

신한은행 역시 새로운 노동조합지부가 출범하는 2월 중순경부터 어린이집 개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올해 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며 "개수와 시설의 규모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일산에만 어린이집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여직원 업무공백 줄이고·사회적 책임 이행"=은행들이 어린이집 개원에 적극 나서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어린이집을 만들면 전체 직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여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 업무 공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모 시중은행의 경우 약 600여 명의 여성 직원들이 출산과 육아 등을 이유로 휴직 상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베테랑 여직원들이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휴직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이집을 만들면 직원들이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인력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하나은행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평일 오전 7시30분에서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어 아이를 맡기는 데 부담이 덜하다.

참고로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직원 수는 총 7만2985명으로 이중 여직원은 3만5377명, 즉 48%에 달한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은행당 한곳에 불과하다.

아울러 금융권 노사는 지난해 공동임금단체협상(공단협)에서 여성 고용의 확대와 육아지원을 위한 적정 수준의 보육시설 설치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보육시설의 규모, 시기, 타사업장과의 제휴 등 세부사항은 노사가 별도로 정할 수 있다.

노사는 지난 2004년에도 보육시설 설치에 합의했지만 부지 선정 등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치면서 흐지부지 됐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어린이집 설립을 올해 핵심 사업으로 삼고 직접 챙기고 있다. 설립개수도 김 회장이 5개에서 11개로 늘렸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취임직후부터 어린이집 신설을 추진했다. 조 행장은 시설은 물론 선생님에 대한 처우 역시 업계 최고로 할 것을 주문했다.

어린이집 개설은 공적인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보육 시설 부족 등으로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어린이집 개설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은행 뿐 아니라 하나금융공익재단을 통해 오는 3월 서울 반포와 신길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개설한다. 기업은행의 경우 직장어린이집이지만 개원 1년 뒤에는 거래기업의 근로자 자녀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어린이집 설립 규제가 완화된 것도 은행들이 적극 뛰어들게 된 이유다. 꼭 1층이 아니더라도 5층 이하의 건물이면 어린이집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 은행들은 자가 건물에 어린이집을 짓는데 1층에는 영업점이 있어 그동안은 어린이집 개설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자리를 물색하기가 훨씬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