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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ㅣ박지혜 기자] 입학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초고가 유치원'으로 불리는 사립 유치·어학원에 대한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수업료는 대학 등록금 뺨 칠 정도로 비싸지만 자녀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받게하겠다는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에 초고가 유치원들은 언제나 '만원'이다. 더욱이 일부 어학원은 폐쇄적으로 운영돼 철옹성 같은 '그들만의 세계'처럼 보인다. 사실상 특정 계층의 자녀만을 겨냥한 게 엿보이기 때문이다.
◆용산구 초고가 어학원 정·재계 자녀 '집합 장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영어 유치원을 표방하고 있는 S어학원은 '아는 사람만 아는' 초고가 어학원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선망의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S어학원은 입학하는 첫 달에 약 320만 원의 교육비를 지급해야 한다. 입학금 35만 원·교복 17만 원·재료비는 1년에 2번 약 60만 원 등이 든다. 여기에 교습비 및 기타경비 급식비 등 부대비용이 100만 원을 넘는다. 한 달 168만 원으로, 1년 2000만 원이 넘는 학비를 한꺼번에 내면 5%의 할인혜택이 있다.
S어학원에 다니는 한 학부모는 "재학생은 1년에 2000만 원 정도이고 신입생은 입학금까지 합해서 2100만 원 정도 된다. 1년 치를 한번에 내는 학부모들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S어학원은 비싼 교육비만큼 교육 방법도 일반 유치원과 '차별화'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어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에 따르면 S어학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특히 모든 교재는 전문 연구소에서 출판된 것으로 서울 모 여대 교수의 유아 교육 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 반에 의무적으로 외국인·내국인 교사가 1명씩 배치된다.
약 10명의 학생이 함께 수업을 받지만 수업 동안 10명을 꽉 채우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 학부모의 귀띔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해외로 자주 나가기 때문에 유치원에 매일 나오지는 않는다"며 "이러한 아이들의 특성 때문에 현장 학습은 모두 국내에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S어학원은 일반 유치원과 다르게 공식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고 알음알음으로 찾는 곳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어 이곳에 다니고 있는 자녀가 없는 이상 유치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힘들다. S어학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아는 사람들민 오는 곳이기 때문에 굳이 광고, 홈페이지 등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폐쇄적인 운영 방식 덕에 S어학원은 대기업 손주들과 유명 연예인의 자녀들이 다니는 곳으로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어학원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맥 엘리베이터'로 불리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유치원과는 다르게 부모들이 본인들의 인맥 쌓기를 위해서 이 어학원을 다니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같은 폐쇄적인 어학원 운영은 같은 용산구에 있는 '초고가 어학원'들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용산구의 'P어학원'은 한 달 교육비가 125만원, 'B어학원'은 149만원, 'S어학원'은 75만원이다. 특히 이들 어학원이 공개적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외부에 활발한 홍보를 하고 있다는 점은 S어학원이 얼마나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 국내 유치원 교육비 1위 '우촌 유치원'
지난해 교육부의 유치원 정보공시 사이트인 '유치원 알리미'에 따르면 교육비 현황, 회계 결산서, 유치원 규칙 등 학부모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유치원은 서울시 성북구의 우촌 유치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우촌 유치원의 월 교육비는 110만 원, 입학경비는 53만 원으로 3세 교육 과정은 1373만 원, 4세·5세 과정은 1688만 원이다.
이는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등록금이 가장 비싸다고 알려진 연세대학교의 850만 원 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비 순위 2, 3위를 차지한 강남대부설·한양여대부속 유치원의 한 달 교육비 70만 원보다도 40만 원가량 비싼 셈이다.
우촌유치원의 등록금은 웬만한 대학 등록금을 상회하지만, 매년 지원자가 많아 추첨을 통해 원생을 선발한다. 학부모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우촌유치원 지원 매뉴얼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우촌유치원에 자녀를 2명을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우촌유치원이) 교육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본다면 그렇게 높다고 볼 수도 없다"며 "영어를 특화시켜교육하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촌유치원은 교과과정을 영어몰입식으로 진행해 영어와 국어 2개의 언어로 가르치며 습득력을 높이는 '이머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음악·미술·체육·무용 등의 다양한 유아 특성화 과목도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우촌유치원은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에 영어몰입교육 금지 내용을 위반하면서 교육 방법 시정요구와 기관경고는 물론 관계자 1명 해임이라는 중징계까지 받았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청은 '사립초 영어몰입교육 정상화방안'을 발표해 일반유치원의 영어몰입식 교육을 금지시켰다. 이 때문에 영어 몰입식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은 유치원이 아닌 '어학원'으로 분류되는 영어 유치원 뿐이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육비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아들을 우촌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는 "교육비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서 오르는 것 같다"며 "앞으로 더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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