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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터진 이후, 많은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드러난 각종 비리는 비단 사립유치원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도 영수증 부풀리기, 식재료 빼돌리기 등의 수법으로 아이들을 위해 써야할 돈이 새나가고 있습니다. 이상미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해까지 서울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김지영 씨.
구입하지도 않은 물품의 가짜 영수증을 만드는 일은 일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색연필과 스케치북은 늘 부족했고, 준비된 간식 양이 적어 더 달라고 하는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한 날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김지영 (가명) / A국공립어린이집 전 보육교사
"애들이 '우유 더 먹고 싶어요' 그러면 1층부터 반반마다 다니면서 '혹시 우유 남은 거 있어요? 혹시 우유 남은 거 있어요?' 이러면서 다녀야 해요. 정말 애들 너무 불쌍했었어."
새로 사들인 고가의 가전제품부터 아이들의 급식을 위해 구입한 식재료까지 원장이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인터뷰: 박예슬 (가명) / B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요. 뭐든지. 집에 있는 것들은 여기에 다 있죠. 우리는 거의 마트예요, 마트. 매일매일 하고 있는 거, 조금씩 가져가고 있고 이런 건 다 알고 있었어요. 잘못된 거 보고도 말도 못 하고 거의 10년 이상을 그렇게…"
이런 어린이집들도 서류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모든 어린이집은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기 때문에 회계 처리는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보니 가짜 영수증을 만들고, 물품과 식재료를 몰래 빼돌리는 일들은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현림 대표지부장 /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
"회계 처리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되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 드러나지 않는 내용은 실물이에요, 실물. 물건을 사서 쟁여놓거나, 아님 바꿔치기를 해도 실사를 나오지 않으면 사실상 모르는 거고요."
현장의 교사들은 해고를 각오하지 않는 이상, 목격한 비리 사실을 고발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박예슬 (가명) / B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서류상으로는 완벽하지만 뒤로 교사들이 보고 있는 면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걸 교사들이 내부 고발하거나 이런 걸 할 수가 없고. 지자체에다가 이야기해도 지자체는 '선생님 관리를 잘 하셔야 되겠어요' 이런 식으로 원장한테 먼저 이야기가 들어가요."
국공립어린이집에도 원장들의 비리가 만연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EBS뉴스 이상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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